'마시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

 미에로 화이바.화이브 미니.크랜베리 주스.M2.슬림워터 씬.마시는 2.4 다이어트.엔터슬림…. 체중문제로 고민이지만 운동하긴 귀찮은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다이어트 음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다이어트 음료는 지방의 합성.흡수를 억제하거나, 또는 지방분해를 촉진시키거나, 열 생성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조금이라도 있다고 알려진 물질들을 단독 또는 몇 가지 섞어만든 것들"이며 "주원료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L-카르니틴.녹차 추출물.대두단백.식이섬유 등"이라고 조언한다.

이들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먼저 식이섬유부터 보자.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포만감이 빨리 와 식사를 적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 예방엔 도움을 줄지언정 치료와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또 식이섬유 음료가 변비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지식이다.

음료에 든 것은 수용성(水溶性)이어서 변비에 별효과가 없다.

변비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은 채소 등에서 얻는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不溶性) 식이섬유다.

고추 추출물로 지방을 분해해준다는 음료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이 신진대사를 높이고, 식욕을 낮춰 체중을 줄여준다고 하나 아직 정설은 아니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동물 실험에서 지방 합성 억제.식욕 억제.지방 분해 증진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플라시보(가짜 약)를 마신 집단보다 눈에 띄게 나은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대두 단백이 혈당과 체중을 낮춰준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지만 이 결과도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녹차추출물의 폴리페놀 성분은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수의 사람들에게 녹차 추출물을 먹였더니 체중이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각종 다이어트 음료에 흔히 첨가되는 L-카르니틴(L-carnitine)이 지방 분해를 증가시키고 체중을 줄여준다는 명백한 증거는 아직 없다.

박교수는 "설령 체중 감량.지방 분해 효과가 있다고 해도 사람에서 효과를 얻기 위해 섭취해야 하는 적정 용량,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 파트장은 "다이어트 음료가 일반 음료보다 열량은 다소 적지만 맹물보다는 높다(1병당 보통 15㎉ 이상)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공인을 받은 비만치료제도 식사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