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우리 대중문화에 뚱녀 아이콘의 유행바람이 불고있는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바람은 복고와 엽기 열풍과도 일정 부분 연관을 맺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뚱녀는 독특한 취향과 시류에 머물 뿐이지,반란을 논한 단계가 아닐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비쩍'마른 인간’의 대안이 뚱보는 아니다. 뚱녀도 깡마른 몸매도 후기자본주의 시대 몸을 상품화하는 전략일 뿐이다. 더구나 뚱보는 건강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장기적인 상품이 될 수 없다. 비만에 대한 사회적 억압을 폭로하는 통렬성에 이끌려 뚱보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드라마를 위해 갑짜기 체중을 늘였던 모탤런트는 갑자기 살을 찌워 위장에도 무리가 와 약을 복용중이다.


푸짐한 몸무게를 무기삼던 많은 연예인들이 어느 순간 다이어트를 감행했고, 지방흡입수술이라는 침습적 방법을 통해서라도 살을 뺐다. 고인이 된 한 비만한 개그우먼이 연예활동을 할 때는 다이어트가 사회적인 화두가 아닌 시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뚱보로서의 전략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마른 인간’을 ‘작용’이라고 하면 뚱보의 반란은 ‘반작용’이다. 강박 수준에 이른 ‘마련 체형’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야 뚱보의 반란도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다.


나오미 캠벨이나 클라우디아 시퍼 같은 세계적인 모델을 목표로 삼는 우리의 살빼기 기준은 현실성이 없다. 전체 국민의 0.01%도 안되는 이런 모델의 깡마른 몸매는 현실적으로 도달하기 힘들 뿐더러 생물학적으로 부적절하기 때문에 일반여성에게는 절대 이상적인 체형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광고나 매스콤, 패션산업은 이런 현실성 없는 여성상을 부추긴다.


현실성 있는 적당량의 살을 강조하면서 건강하고 다양한 체형의 공존을 인정해야 뚱보들이 ‘효과도 없는’ 반란을 시도하지 않고 건강한 살빼기를 할것이다. 이게 마른 자나 뚱뚱한 자 모두가 추구해야할 방향인것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