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불면증 실태 연구 결과 불면증 64% '수면유지장애' 

의협신문 김은아 기자 | eak@doctorsnews.co.kr    
 
불면증을 호소하는 한국인의 대다수가 수면 중 여러차례 깨는 '수면유지장애'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성빈센트병원 수면역학센터와 오하이온 미국 스탠포드대학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한국인의 불면증 실태 연구'에 따르면 전체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의 64%가 자다 깨는 것을 반복하는 '수면유지장애'였으며, 처음 잠 드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입면장애'는 19%에 그쳤다.

이번 연구는 2008년 15세 이상 전체 한국인에서 무작위 추출법으로 2537명을 선별, 오하이온 교수가 개발한 'Sleep-EVAL'이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한 것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전국 규모 역학 연구다.
연구는 사노피아벤티스가 후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유지장애는 젊은 층에서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돼, 전체 조사대상 가운데 55~64세 장년층의 11.9%가, 25~34세 젊은 층의 9.7%가 수면유지장애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대상의 수면유지장애 비율은 8%다.

수면유지장애는 입면장애 보다 낮에 졸린 증상을 2배 더 많이 경험하게 되며, 이로 인해 피로·우울감·집중력 저하·기억력 저하 등이 동반된다. 

홍승철 수면역학센터 소장은 "불면증이라고 하면 보통 쉽게 잠들지 못하는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잠든 후 자주 깨는 불면증 형태가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다"며 "수면장애는 우울증·불안장애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 있고 지속될 경우 피로누적·집중력 저하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를 불면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이어 "장년층 이상은 관절염·심장병 등으로 인한 여러 통증 때문에 잠에 깊게 들지 못하는 경우 일반적인 반면 젊은 연령층의 경우 한창 활동량이 많은 나이인데도 수면장애 비율이 장년층과 비슷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홍 소장에 따르면 양질의 수면을 위해서는 잠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실내 온도를 16~24도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와 불안을 없애고 잠자기 직전에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이나 기름직 음식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